다양한 분야의 것들이 오랜 역사를 가진 것처럼 실질 증거를 이용한 사건의 재구성도 역사가 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의 문헌들이 충분히 남아있지 않지만, 현장을 분석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매뉴얼을 가지고 현장에서 재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Hans Gross
사건 현장 분석 기본 방법론이 수사 교본에 실린 것은 100년 전의 일입니다. 1990년 한스 그로스(Hans Gross)는 정밀한 감식과 관련 사실의 수집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할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그는 수사관들에게 진술을 잔뜩 모으는 것은 '언제나 목표(진실)에서 멀리 떨어져 방황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한스 그로스는 그의 교과서 전체에 걸쳐 자신의 주장을 설파하였는데, 특별한 방법론을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내용의 거의 대부분을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자세한 현장관찰, 물질 증거의 과학적 검사 등으로 가능하면 객관적 데이터를 많이 얻고, 이러한 정보를 사건 관련 특정 질문의 답을 구하는 데 사용하는데, 이는 '힘든 작업이지만 가설에 부합하는 종합적인 재구성'이 목표라고 하였습니다.
Luke May
1993년 루크 매이(Luke May)는 '과학적 살인사건 수사'를 썼습니다. 매이는 수사과정에서 답변이 필요한 일련의 질문을 개괄적으로 내놓았으며, 독자들에게 질문에 따라오게 하면서 수사과정을 설명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매이는 직소퍼즐 대신에 비유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는 살인사건 수사는 고층빌딩을 건설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계획과 기초 없이는 성공적인 건축이 불가능합니다. 매이는 수사관은 반드시 '여러 가지 사실을 찾아서 관련 없이 분리되어 보이는 개체들로 전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개체들을 상호 관련짓고 연결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한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의견이 수사를 주도하는 것을 경계하고, 행위 조각을 개인적 의견에 강제로 맞추려는 습관에 대하여 경고했습니다. 매이는 과학적으로 수사하는 사람들이란 '지치지 않고 일하면서 가설을 결정할 수 있는 사실을 얻고, 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그러한 가설의 변경을 수용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매이는 특별한 현장분석기법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그의 이러한 믿음은 현장분석 방법론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Edward heinrich
현장분석의 선구자 중에 '버컬리의 마술사', 에드워드 헤인리치(Edward Heinrich)가 있습니다. 헤인리치는 최초로 의미 있는 방법론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범인을 밝히거나 어떤 사실을 이해하기 전에 반드시 사건의 수법을 먼저 분석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는 재구성에 대해 '범인의 습관과 행동을 보이는 것, 나는 범인이 남기거나 옮긴 부스러기(증거)를 사용해서 중간 이야기를 알 수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하인리히는 분석을 '모자이크이다, 모든 사실은 틀에 맞추기 전에 반드시 분석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발견하고 비교한 사실은 하나의 단서가 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하인리히의 방법은 기본적인 것으로 무엇이, 어디에서, 언제 발생한 것인가에 대한 규명이었습니다. 하인리히는 현장 분석으로부터 나온 정보들은 결론적으로 왜, 누가 범행했는가 하는 주관적 질문에 대한 답을 도출해 낸다고 했습니다.
Henry T.F. Rhodes
1933년, Henry T.F. Rhodes는 사건 현장분석은 특별한 과학적 절차라고 하였습니다. 그의 책, '단서와 범죄'에서 그는 사건 현장 판단의 객관성은 사건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어떤 순서로 행위가 있었는지를 분석하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Rhodes는 과학적 방법이 이러한 분석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Charles O' Hara
Charles O' Hara는 1956년, '사건 수사의 기초'를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다년간 형사사법 프로그램에서 표준이 되었습니다. 오하라는 물질 증거와 과학적 감정의 객관성을 특히 강조했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과학적 방법에 의한 범죄 수사를 주장했습니다.
- 철저하고 종합적인 데이터 수집
- 데이터 정리 및 상호관련성 점검
- 수사상 의문점 및 질문 확인
- 주어진 데이터에 의한 가설 개발 및 변환
- 가설 검증 및 모순 가설 제거
- 수용 전 최종 가설 점검
오하라는 이것을 진술 같은 주관적 증거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체 수사과정의 '대표적 접근법'이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종전처럼 실질 증거와 현장이 사건 해결에서 가장 큰 열쇠라고 확신했습니다. 그의 접근법은 전체 수사과정에 적용되기도 하고 부분적인 현장 재구성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의 책 4장에서 오하라는 사건 재구성은 물리적인 방법과 심상의 사고 작용 모두가 구비되어야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장을 수색한 이후에 현장의 모습과 물체들을 통해서 실제로 무엇이 발생했는지, 특히 무슨 움직임이 있었는지, 범인의 수법이 무엇인지 판단해야 한다.. 사건의 전황을 확인함은 재구성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증거분석을 통해 합리적 가설로 갈 수 있는 유용한 추론을 만든다. 범인의 행동을 재구성할 때 가설을 논리와 정합성 분석으로 검증해야 한다. 가설은 하나의 상황에서 동일한 결과로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서 배척해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에도 증거의 뒷받침 없이 행위를 추정해서는 안 된다.
James W. Osterburg
James W. Osterburg는 '범죄 수사, 과거를 재구성하는 기법'을 1992년에 발간했습니다. 오스터버그는 수사과정은 과학적 방법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특별한 재구성 기법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행위 재구성에서 물질 증거의 중요성을 설파했습니다.
Rynearson, Chisum
재구성에서 처음으로 정밀한 방법론이 제시된 것은 아마도 Rynearson과 Chisum의 1989년, '증거와 사건 재구성'에서였습니다. 이들의 생각과 개념은 실로 놀라운 발전이었습니다. 특히 증거의 진정한 가치는 시간적 기능과 환경적 기능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언급은 맥락이 내용물 자체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사건에서 지문검색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문을 발견한 맥락입니다. 사건 현장분석에서 맥락이 중요하다는 것을 Rynearson과 Chisum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스토리보드 접근법을 도입하여 특정 행위와 연속적인 행위 또는 순서를 나타내도록 했습니다.
Henry Lee 박사가 1994년, '범죄현장감식'을 저술했습니다. Lee 박사는 재구성을 하나의 챕터로 다루었는데 재구성을 위하여 법과학의 전분야를 활용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Lee 박사에게 부족한 것은 방법론이었습니다. 그는 과학적 방법이 재구성 기법이라고 하면서도 어떻게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재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실무기법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현장분석의 발전과정을 통해서 현장분석에서 공유하고 있는 다음과 같은 공통의 관심사를 알 수 있습니다.
- 데이터가 결론을 만든다.
- 객과적 데이터는 현장의 물건과 맥락에 있으며, 사람의 진술은 조심해서 검토해야 한다.
- 증거를 감정하여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얻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는 신뢰성 있는 결론을 만든다.
- 사건 현장 재구성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는가?'라는 질문이 전부가 아니다. '어떤 순서로 발생했는가?'라는 질문이 사건 현장 재구성의 핵심이다.
- 사건 현장분석은 환원주의를 사용한다. 즉 하위 단계인 물질 증거의 분석부터 시작하여 반대로 진행된다.
현장 분석가들이 사용하는 방법에는 위에 열거한 개념들이 들어갑니다.
Chisum은 Brent Turvey의 책, '범죄인 프로파일링'에서 '현장 재구성 소개' 장을 집필하고, 2007년에는 '사건 재구성'을 Turvey와 공저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들은 종전 이론에서 진전을 보이지 못했고, Chisum은 책 '사건 재구성'에서 증거수집 후의 분석방법에 대한 질문 리스트인 소위 '증거의 다양성' 분석방법을 폐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이 주장한 현장분석에 대한 서식은 우리 책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증거의 다양성은 가능성 있는 주장에서는 통하지만 가능성 없는 주장에서는 크게 빗나갑니다. 더욱이 그들은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재구성가는 개별행위를 파악해서 사건의 구성요소 내의 적합한 위치에 둡니다. 이것은 행위 순서의 기초에고 순서대로 정렬시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타임라인은 전체 순서에서 개별 행위 순서로 확장해 갑니다.
현장분석은 시간(절대 시간)과 순서(상대 시간)의 차이점을 분명히 합니다. 현장 데이터에 시간의 정보가 함축된 것은 보기 드뭅니다. 수사결과인 타임라인은 행위 순서와 관련은 있지만, 행위 순서와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현장분석에서 Turvey와 Chisum의 주장을 정확하게 실현하려는 시도는 큰 실수입니다.
확인된 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행위와의 시간적 관련성 및 타임라인에 포함할 수 있는 경우는 적습니다. Turvey(프로파일러)가 주장한 근거 없는 행위 순서를 사실로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행위들을 순서에 따라 나열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하면 행위의 순서를 나타내는 플로우 차트는 서로 뒤엉킨 보고서가 되기 쉽습니다.
플로우 차트는 본래 많은 가지를 가집니다. 하나의 가지는 일련의 행위에 대한 순서를 나타내지만 다른 가지와의 관계는 일반적인 순서를 보이는 것이 전부입니다. 따라서 여러 개 가지에 있는 모든 행위를 하나로 묶는 직접 관계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Turvey의 범죄 프로파일링은 사건 현장분석의 활성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1980년대 시작된 프로파일링 기법은 사건 재구성을 수사의 전면에 복귀하게 하는데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파일링은 진정한 현장분석의 정체성에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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